콘텐츠 인사이트 · 2025. 3. 2.

영화 <서브스턴스> 리뷰 - 외모 집착 사회를 향한 가장 불편한 경고

처음 이 영화를 보게 된 건 SNS에서 “개미친 영화”라는 글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대체 뭐길래 이렇게 화제가 되지? 궁금해서 보기 시작했죠. 그런데 예상했던 공포보다 훨씬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였습니다.

 

젊고 예쁜 '나'를 복제할 수 있다면, 당신의 삶은 바뀔까요?
넷플릭스 <서브스턴스>는 완벽한 분신에게 인생을 빼앗긴 한 여자의 파국을 그립니다.

 

2024년 12월에 개봉한 이 영화는 보디 호러 장르로, 나이 듦에 대한 공포와 사회적 압박, 젊음에 대한 집착을 파격적인 영상으로 전달합니다. 욕망과 외모지상주의가 만든 잔혹한 현실을 이 영화를 거울삼아 다시금 되짚어 보려고 합니다.

 

영화 서브스턴스
영화 서브스턴스

 

✏️ 줄거리 요약 - 젊은 '나'를 만들어낸 결과

한때 잘나갔던 방송인이 무대에서 밀려납니다. 그녀는 여전히 능력 있고, 열정도 있지만 단 한 가지 이유로 배제됩니다.
그녀는 더 이상젊지 않기 때문이죠.

 

주인공 엘리자베스는 '서브스턴스'라는 실험용 약물을 사용하면 지금보다 젊고, 아름다운 분신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의문의 제안을 받습니다. 그녀는 결국 그 제안을 받아들였고 아름답고 젊은 여성 '수'를 복제해 냅니다.
처음엔 꿈같습니다. 수는 금세 주목받고, 모든 이가 환호합니다. 하지만 점차 수는 엘리자베스의 자리를 빼앗기 시작합니다.

영화는 여기서부터 "무엇이 나이고, 나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기 시작합니다.

 

💄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인 사회

이 영화는 젊음과 외모가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된 사회를 직설적으로 보여줍니다. 엘리자베스는 능력으로 평가받지 않습니다.
얼굴, 몸매, 나이, 이미지. 이 모든 것에 부합하지 않는 그녀의 가치는 없어져버리죠.

그러나 분신 '수'는 그 모든 조건을 충족합니다. 그래서 바로 환영받습니다.
사회는 내면보다 겉모습을 먼저 보고, 그걸 더 오래 기억합니다.

 

우리가 지금 일상 속에서 사용하는 필터, 피부 보정 앱, 혹은 SNS 속 꾸며진 이미지도 다르지 않죠.
'보여지는 나'가 '실제 나'보다 중요해지는 현상. 그것이 <서브스턴스>의 공포이자 우리 현실입니다.

 

 

🧍 복제된 '나'와 진짜 '나'의 충돌

'수'는 단순한 육체가 아닌, 감정과 욕망을 지닌 존재로 성장합니다. 결국 그녀는 엘리자베스의 삶을 빼앗고, 주인공은 그림자처럼 밀려나게 되죠. 이건 단순한 호러 장면이 아닙니다. 우리가 만든 또 다른 '나'에게 스스로 자리를 내어주는 과정입니다.
더 멋진 나, 더 주목받는 나, 더 완벽한 나. 하지만 그건 '진짜 나'일까요? 아니면 '타인의 시선에 맞춰 만든 나'일까요?

 

🧠 기술과 몸 - 어디까지 가능하고, 어디부터 위험한가

서브스턴스는 결국 신체와 정체성을 분리시키는 기술입니다.
몸을 복제하고, 외형을 조작할 수 있지만 그 안의 자아는 그대로 유지되지 않죠. 영화는 이 기술을 통해 트랜스휴머니즘, 신체 확장, 윤리적 경계를 조용히 지적합니다. 더 좋아지기 위해 시작했지만, 결과는 더 큰 공허함과 정체성 붕괴였습니다.

 

🌱 결국, 변화보다 어려운 건 '수용'

엘리자베스는 외적으로는 완벽한 분신을 가졌지만 그 안에서 스스로를 잃었습니다.

"젊음을 되찾는 게 정말 자유일까?"
"내가 타인의 기준으로 바뀌고 있다면, 그건 누구의 인생일까?"라는 질문에 내 안의 답을 찾아보게 되는 영화입니다.
진정한 변화는 외모가 아니라 자신을 받아들이는 힘에서 시작된다는 걸 말하고 싶은 게 아닐까요.

이 시대에서 가장 어려운 건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아가는 일인 것 같습니다.

 

 

** 2025.3월 현재 시청가능한 ott는 쿠팡플레이, 웨이브, 왓챠입니다.

 

 

 

📌 이 영화를 좋아했다면, 이런 작품도 좋아하실 거예요:
  • 블랙 스완 (2010) – 완벽함을 향한 집착과 정신적, 육체적 변화를 다룬 심리 스릴러
  • 퍼펙션 (2018) – 예술과 강박이 만들어낸 공포
  • 플라이 (1986) – 인간이 파리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변형
  • 비디오드롬 (1983) – 미디어와 현실의 경계를 허물며 신체 변형을 탐구하는 영화
  • 하늘의 모든 신들 (2018) – 극단적 상황 속 인간 심리와 신체의 변화를 다룬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