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인사이트 · 2025. 4. 2.

에베레스트 셰르파의 삶과 의미, 넷플릭스 다큐 '마운틴 퀸'

넷플릭스 다큐 '마운틴 퀸'은 에베레스트를 10번 올라 여성 최다기록을 가진 '락파 셰르파'의 삶을 그린 영화입니다. 에베레스트 등정 기록과 그녀의 인생 이야기는 실화가 아니라 영화 같습니다. 인상적인 건 그녀의 강인함 뿐만 아니라 그녀가 인내한 시간들, 우리가 몰랐던 '셰르파'의 진짜 뜻이었습니다.


마운틴퀸
마운틴 퀸 (출처:넷플릭스)

 

 

에베레스트 10번 오른 네팔 여성

에베레스트. 해발 8,848미터,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산입니다. 수많은 탐험가들이 목숨을 걸고 도전해 왔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등반가들의 로망이자 시험대인 곳이죠. 하지만 이 높은 산에는 언제나 조용히 그림자처럼 존재해 온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셰르파입니다.

다큐멘터리 <마운틴 퀸: 락파 셰르파>는 그 셰르파 중에서도 특별했던 여성, 락파 셰르파의 삶을 따라갑니다. 그녀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여성으로, 2022년 기준 10번이나 정상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화려한 기록 뒤엔 말하지 못했던 고된 삶과 세상의 편견이 숨어 있었죠.

 

셰르파 뜻, 우리가 몰랐던 이름의 의미

락파 셰르파의 이야기를 온전히 이해하려면 '셰르파'라는 단어부터 다시 봐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셰르파를 등반을 도와주는 짐꾼을 지칭하는 이름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 셰르파는 네팔 히말라야 지역에 사는 티베트계 민족의 성입니다. 그녀의 이름이 '락파 셰르파'인 이유이죠.

이들은 고산지대에 특화된 신체조건과 문화로, 수십 년 동안 등반가들을 뒷받침해 왔습니다. 

그러나, 셰르파 문화는 여성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지 않아 그녀는 지금도 문자를 읽지 못합니다. 여성은 셰르파 일도 제한되죠. 중매결혼을 하고 집안일을 하는 것이 그곳 여성의 의무입니다. 그러한 문화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타고난 신체적 강인함과 굽히지 않는 결단력으로 셰르파를 시작했고 에베레스트 첫 등반에 성공합니다.

 

에베레스트 등반은 회복과 치유의 시간

락파 셰르파는 훈련도 장비도 부족한 환경에서 생계를 위해 산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등반은 단지 돈을 벌기 위한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여성으로서, 셰르파로서, 그리고 엄마로서 억눌렸던 삶을 넘어서기 위한 몸부림이었죠.

그녀는 왜 이토록 위험한 일을 반복해야 했을까? 그리고 그녀의 이야기는 왜 이제야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을까?

 

락파는 산을 오르며 만난 루마니아 출신 남편의 가정폭력과 학대 속에서 오랜 시간 고통을 견뎌야 했습니다. 딸들은 아버지의 정서적 학대로 마음속에 상처를 안고 있죠. 결국 아이들과 함께 남편으로부터 탈출했고, 미국 홀푸드 마켓에서 궂은일을 하며 지금도 생계를 이어갑니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 에베레스트를 향한 여정을 시작하죠. 정상에 서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과 자녀들을 다시 세우기 위해서요.
그녀는 딸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어 합니다. 자신이 넘지 못했던 벽을 딸은 넘어주기를 바라는 마음, 그리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희망을 10번째 에베레스트 등반으로써 직접 보여주죠.

에베레스트 등반의 의미

에베레스트는 경쟁과 정복의 상징처럼 여겨지지만, 락파에게는 달랐습니다. 산은 그녀에게 삶의 터전이었고, 마음의 무게를 내려놓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습니다. "산에 오르면, 나는 나 자신을 찾게 돼요" 그녀의 이 말처럼, 산은 위협이 아닌 회복이었습니다.

오늘날 에베레스트는 관광과 상업 등반으로 붐비는 공간이지만, 에베레스트 여성 최다 등정 기록을 가진 그녀가 산을 오르는 마음을 보며 여전히 산이 줄 수 있는 본래의 의미, '자기 자신과 마주하는 공간'으로서의 가치를 되새겨 보게 됩니다.

 

마무리

‘마운틴 퀸’은 세상에서 제일 높은 곳을 오르는 스포츠로써의 등반을 다룬 다큐가 아닙니다. 여성의 도전, 셰르파의 정체성, 그리고 한 사람이 감당해 낸 고통과 회복, 다시 시작하는 것, 희망을 담습니다.

우리는 락파 셰르파의 이름을 기억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셰르파라는 이름에 담긴 의미도 함께요.